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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사우 - 붓대, 금·은·코끼리 이빨로 만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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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물건을 꼽으면서 문방사우(文房四友)를 빠뜨릴 수는 없습니다. 신분과 빈부에 따른 차별이 있어서 모든 사랑에 다 있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모양을 갖추고 사는 집안에서는 제사 때 지방이라도 써야 했기 때문입니다.

문방(文房)은 문사(文士)들의 방이라는 뜻이고 여기 없어서는 안 될 종이(紙)·붓(筆)·벼루(硯)·먹(墨)을 사람처럼 일러 사우(四友)라 하거나 사보(四寶)·사후(四候)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알다시피 기록은 사람살이에서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 문방사우가 생기기 전에도 기록은 있어서, 날카로운 쇠나 돌 따위로 나무나 뼈, 돌, 쇠에다 새겼습니다. 이른바 갑골문이나 금석문이 그것입니다.

그러다가 문화가 쌓이면서 문방사우가 나타났고 지금은 연필과 만년필 같은 필기구를 넘어서 컴퓨터까지 오게 됐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벼루와 먹·붓은 이제 뒤편에 물러나 민속품으로 남게 된 셈입니다. 종이의 조상으로는 대나무로 만든 죽간(竹簡)과 비단과 같은 천이 있습니다.

양이나 토끼·족제비털로 만드는 붓은 털의 굵기에 따라 극대필에서 미세필까지, 길이에 따라서 장봉·중봉·단봉으로 구분합니다. 또 털이 얼마나 빳빳하냐를 두고 강호(綱毫)·겸호(兼毫)·유호(柔毫)로 나누는데 겸호는 센 털과 부드러운 털을 섞어 만든답니다.

붓대는, 지금은 거의가 대나무로 만들지만 옛적에는 금이나 은 또는 코끼리 이빨(象牙)로 만든 고급스런 것도 있었다고 합니다.

글을 쓰는 데는 먹도 좋아야 합니다. 먹은 그을음을 단단하게 뭉쳐 만듭니다. 노송을 태워 나온 그을음으로 만든 송연(松烟)묵과 씨앗을 태운 그을음으로 만드는 유연(油煙)묵이 있는데 값이 아주 비싸 보통은 잘 쓰지 못했다고 합니다. 지금 쓰는 먹은 석유를 태운 그을음을 재료로 쓰는 양연(洋烟)묵이 대부분입니다.

먹을 가는 벼루도 아주 중요합니다. 아무 장식 없이 소박한 것도 있지만 호랑이나 구름 따위로 둘레를 조각해 멋을 부린 것도 있습니다. 주로 돌로 만들지만 기와나 도자, 또는 수정이나 비취로 만든 벼루도 있는데, 먹을 가는 데 쓰는 부분을 연당(硯堂), 갈아놓은 먹물을 모으는 데를 연지(硯池)라 이릅니다.

벼루는 단계벼루를 으뜸으로 쳤습니다. 중국 광동성 조경(肇慶)에서 나는 물건인데 먹을 갈아보면 마치 다리미에 양초를 문지르듯 소리도 나지 않고 달라붙어 미끄러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또 반응이 아주 민감해서 다 쓰고 난 뒤에 다시 꺼내 쓸 때 입김만 가볍게 쐬어줘도 벼루에 달라붙어 말라 있던 먹가루가 녹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녹은 먹을 세필로 찍어서 제사 때 쓰는 지방 한 장은 너끈하게 쓰고도 남습니다.

종이가 지금은 아주 흔해졌지만 예전에는 값진 물건이었습니다. 벼루나 붓·먹도 마찬가지지만 보관을 곱게 하지 않으면 안됐습니다. 한 번 구겨진 종이에는 먹물이 고르게 묻지 않아 제대로 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에서 일러둔 대로 두루마리로 잘 말아 반다지에 넣어뒀습니다. 아니면 따로 지통(紙桶)을 만들어 종이를 돌돌 말아 꽂아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잘라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