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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사우의 벗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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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고비(考備)

요즘으로 치면 편지꽂이에 해당합니다. 사랑방 벽면에 걸어두고 벗이나 집안 친지들의 편지 따위를 꽂아뒀습니다. 사랑에는 반다지·윗다지와 문갑만 있고 별로 장식이 없는데 이럴 때 휑뎅그렁하니 빈 벽면의 넓은 공간을 알맞게 채워주는 미학 기능을 합니다. 민속품 가운데서는 보기 드문 벽걸이 가굽니다.

②경상(經床)

경상은 경전을 읽을 때 쓰는 상입니다. 대체로 모양이 날렵하며 양옆으로 가면서 위로 말려올라가는 듯하게 변죽을 붙였습니다.

다리에는 쇠목을 둘러 튼튼하게 했으며 서랍도 달아 필요한 물건을 넣어둘 수 있습니다. 뒤쪽에는 단순하고 추상화된 구름무늬를 새겨 품격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구름 위에 노닐며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격인데 그러면 신선이 따로 없을 것 아니겠습니까.

③연적(硯滴)

벼루에 먹을 갈 때 쓰는 물을 넣어두는 그릇입니다. 앞쪽 구멍은 물을 벼루에 부을 때 쓰고 가운데 뚫린 구멍은 연적에 물을 채울 때 씁니다.

중국에서는 자기와 주석 같은 좋은 재료로 모양을 내는 등 상당하게 멋을 부려 거의 ‘사치’ 수준에 올랐다는데 우리나라서는 대체로 쓰임새에 맞춰 소박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청자 기술이 대단했던 고려시대에는 여러 모양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국보 74호 오리 청자연적과 국보 270호인 모자(母子) 원숭이 청자연적이 대표적인데 조선시대에는 네모꼴 등 조금 투박한 맛이 납니다.

④서판(書板)

글씨를 쓸 때 종이 밑에 까는 널빤집니다. 은행나무로 만들어 옻칠을 입혔는데 야외에서 주로 썼습니다. 시회(詩會)에 참석하는 양반은 허위허위 가볍게 걷고 머슴이나 하인이 서판이랑 지필묵을 들고 뒤따랐을 것입니다.

⑤지통(紙桶)

두루마리 종이를 넣어두는 통인데요, 종이나 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얼마 전에 장만했는데 100년은 좋이 돼 보이는 놈입니다.

대나무를 잘게 쪼개어 전체 모양을 잡았고 닥종이로 감싼 넝쿨을 갖고 감아 튼튼하게 갈무리했습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옛날 조선 시대 선비들은 대체로 검소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았고 모자라지도 않았으며 이런 소품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밀 줄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