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열린마당 > 민속이야기   
   
 

참기름틀 - 톡톡톡 참깨 볶는 소리, 참기름 짜는 날이면…

관리자홈페이지

 



우리 겨레의 먹을거리에서 참기름은 아주 중요한 노릇을 합니다. 나물을 무칠 때도 참기름이 들어가며 무슨 국을 끓여내는 데도 참기름은 빠지지 않습니다. 영양가도 풍부한데다 식물성이어서 돼지기름 따위와는 견줄 수 없이 좋은 재료입니다.

참기름은 맛이 고소할 뿐 아니라 냄새도 아주 진한데 그러니까 사람이 코로도 음식을 먹는다 할 때 바로 코로 들어가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참기름으로 무쳐 놓은 나물은 윤기가 반질반질해서 때깔도 좋으므로 눈으로도 맛을 보게 하는 셈입니다.

참기름은 참깨를 눌러짜 만든 식용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참깨를 잘 볶은 다음 압착(壓搾)을 해서 참기름을 짜는데 이렇게 해야 빛깔과 냄새가 진하고 맛도 더욱 고소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그냥 볶지 않고 짜는데 맛과 냄새와 빛깔이 옅다고 합니다.

요즘은 돈을 주고 기름집이나 방앗간에 가서 참기름을 짜거나 생필품 가게에서 사오지만 옛날에는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요즘처럼 상업과 공업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집에다 이 같은 참기름틀을 두고 손수 짜먹었습니다.

여기 이 나무로 만든 참기름틀은 생긴 대로 아주 육중합니다. 나무도 가벼운 재질이 아니라 무겁고 단단한 놈을 골라 썼지 싶은데요 한 번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위에 있는 누르개만 해도 좋이 7~8kg은 됩니다.

보시는 대로 참기름을 짜려면 잘 볶은 참깨를 왼쪽 뚫어놓은 통에 넣습니다. 골고루 잘 넣은 다음 오른쪽 누르개로 덮어서 내리 누릅니다. 물론 전에 참기름 받을 그릇을 틀 아래로 뚫린 구멍에 잘 맞춰 갖다 놓아야 했겠지요.

이렇게 하면 참깨에서 나온 기름이 통 아래쪽 홈을 타고 흘러내려 구멍을 통해 빠져나갑니다. 통 안 가로 벽에는 너비가 5mm가 채 되지 않는 가는 홈이 있습니다. 아마 기름이 잘 흘러들라고 했을 것입니다. 아래 바닥에도 가로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홈이 파져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 이유로 만들었습니다.

짐작하다시피 대각선으로 나 있는 홈을 따라 참기름은 이 통의 한가운데로 모이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바닥은 가운데가 가장 낮도록 옴폭하게 파여 있어서 기름이 질펀하게 바닥에 깔리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지요.

한가운데는 가로 세로 비율이 2대1쯤 돼 보이는 조그맣고 납작한 나뭇조각이 하나 있습니다. 이것을 들어내면 아래에 조그만 구멍이 하나 있습니다. 기름은 이 구멍을 통해 밑으로 빠져나갑니다. 이 나뭇조각은 그러니까 으깨어진 참깨가 이 구멍에 끼어들어 막히지 않도록 하는 장치인 셈입니다.

이렇게 기름을 짜게 되면 으깨어져 톡톡 터지는 참깨 때문에 집안이 온통 고소한 냄새로 뒤덮였을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입안에 고이는 군침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고요.

요즘 눈으로 보면 아주 생산성이 떨어지고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고 하겠지만 이처럼 자급자족을 했기 때문에 정성과 손맛은 남달랐을 것입니다. 그리고 행여 가짜는 아닐까 하는 불안감은 아예 없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