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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 상다리 높이·모양에 존경·위엄 담긴 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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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을 보지 않더라도 낮과 밤의 길이가 비슷해지고 들판의 곡식이 누렇게 익어 가는 것을 몸으로 아는 사람은 지금쯤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추석에는 한 해 농사 지은 농작물을 조상님께 바쳐 그 은덕을 기리고, 다음 해에도 농사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차례를 지내왔습니다. 추석은 유교를 기반으로 한 '조상숭배사상'과 농경문화를 기반으로 한 '추수감사절'의 성격이 함께 어우러진 전통문화죠.

밀양 미리벌 민속박물관에 가면 채반이나 멍석, 떡시루 등 추석을 느낄 수 있는 여러 유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가운데 전시실 한 편에 제례기구가 눈에 띄는데, 높다란 제상이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전통 사회에서는 제사를 지낼 때 주로 상판이 넓고 상다리가 높은 상을 사용했는데, 이것이 바로 '제상'입니다.

이 제상은 성재정 관장이 1980년대 초반 진주의 어느 수집가에게서 구입한 유물로서 진주 인근 지역의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높이가 57㎝정도로 일반 상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인데, 이는 그릇 바닥에 굽을 붙여 만든 제기와 마찬가지로 조상님을 높이 받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다리는 위엄을 상징하는 호족 모양에 접이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이 제상의 주인은 추석과 같은 명절이나 기제사 때가 되면 접혀 있던 제상을 꺼내 정성스럽게 닦고 또 닦았을 것입니다. 반질반질해진 제상 표면이 증명을 합니다. 정성껏 닦은 이 제상에 음식을 가득 올려 추수의 기쁨과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차례도 지냈으리라 생각을 하니 이름 모를 제상 주인의 정성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성윤석(미리벌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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